- 이번 달은 어째서인지 용돈이 너무 빨리 사라져버렸다. 급한 대로 다음 달 용돈을 가불해서 쓰기로 결정하자마자 바로 돈 쓸 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슬픈 건 안경. 저번에 테가 부러져서 이번에는 고탄력(90도로 휘었다 놓아도 원래대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현대과학에 찬사를 보냈었다.) 테를 골랐더니 이번에는 안경알이 깔끔하게 깨져버렸다! 이걸로 3만원의 지출이 확정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어디가 고맙다는 거냐!
게다가 술자리는 은근히 돈의 블랙홀이라 한 번 나갔다 오면 만원씩 꼬박꼬박 사라져있다. 술값은 얼마 안 되는데 나 자신을 챙기려고 꿀물도 사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컨디션이나 모닝케어같은 것도 막 사먹다보니 다음 날 아침에는 지출에 깜짝. 싸이월드 이벤트를 열어놓고 모르고 있었는데 방명록에 친구가 밥사달라고 글 남겨놓았고 옷도 사고 싶고 타로카드나 기타도 여전히 사고 싶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건 많은데 가불받은 용돈마저 사라져버리면 진짜로 빈털털이 신세가 되기 때문에 참고 있다.
- 이제는 그 이전만큼 우울하지 않다. 부모님에게도 지난 몇 주간의 일을 솔직하게 밝혔고, 그것에서 벗어났다는 것도 밝혔다. 고민은 여전하지만 그 고민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달까? 혼자 품고 있는 것만큼 바보같은 건 없다. 한 번에 나를 보여줄 수 없다면 서서히 나 자신을 열어가면 된다.
숙취의 끝에서 그렇게 생각했다.
그 다음은 부서진 안경알에 대한 애도.
- 보고 싶은 영화가 너무 많다! 동아리 사람들에게 영화관모임같은 걸 개최하자고 건의하고 싶을 지경이다. 그런데 내 취향대로만 보자고 할 수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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